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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주의, 하이테크 건축[각주:1], 해체주의 등...현대건축은 다른 시대에 비해 확실히 다양한 사조가 나타났다.
다만 이전까지의 현대건축이 최첨단의 시설과 기술, 혹은 단순함이나 특이함에 집중했다면
요즘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과 자연과의 조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명한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의 건축 역시 그렇다.

그의 작품은 철저히 이성적인 과학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닌, 그 안에 인간의 환경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하이테크를 지향한다. 그는 이에 대해 ‘따뜻한’ 하이테크라고 말하고 있다. 개발에 있어서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성의 미학'을 주장하는 그는 건축이 사회와 더불어 존재하는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가 최근에 설계한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에는 이러한 그의 생각이 잘 반영되어 있다.

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 in San Francisco

텔레토비에 나오는 벙커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비밀군사시설 혹은 경주의 왕릉을 떠올리게도 하는 모습.
하지만 최첨단 과학 기술을 볼 수 있는 세계 10위권 자연 과학 박물관이라는것!!
내부시설은 자연사 박물관, 스테인하트 수족관, 모리슨 플라네타륨(천문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붕에 잔디가 깔린 이 건물은 겉으로 보기에만 친환경적인 것은 아니다.
수천 갤런의 빗물을 흡수하도록 설계된 살아있는 지붕(Living roof), 그리고 온실효과를 노린 투명한 유리구조 설계로 인해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에너지 효율성 기준보다 그 사용량을 20% 이하로 낮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렌조 피아노는 TIME지와의 인터뷰 중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오늘날 건축의 논의는 종종 당신이 얼마나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으로 기묘함을 선보일 수 있는지에 바탕을 두고 이뤄진다.
우리 모두는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렵지는 않다는 것을 안다.
더 어려운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들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원래 기괴함, 혹은 기묘함으로 인기를 끌었던 건축가라는 사실.
이탈리아 태생의 그가 처음으로 유명해졌던 것은 바로 파리의 퐁피두 센터를 지었을 때다.

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Pompidou, Paris


퐁피두 센터는 거대한 철골 트러스 속에 각종 시설이 있다. 또한 적색과 청색의 원색으로 칠해진 환기관과, 파이프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가 외부를 따라 외면화 된 창자처럼 건물 밖으로 돌출되어 있는 과감한 설계로 그 당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문화의 공장'이라는 컨셉으로 비록 미술관과 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있지만 첨단 공장을 연상시키는 이미지와 자유롭게 내부의 변경이 가능한 설계는 아직도 많은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얼핏 봐서는 도저히 문화시설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배관들이 밖으로 돌출된 과감한 디자인 덕분에 이 건물은 '내장이 꺼내어진 건축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이처럼 실험정신이 강한 작품만 설계한 것은 아니다.

New York Times Building, New York

52층짜리 뉴욕타임즈 본사 신축건물. 세라믹 봉의 외부 구조물은 이른바 태양 가리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투명한 유리로 일관하는 다른 고층빌딩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건물외벽은 군함색깔이어서 중후한 무게감을 준다.

Nasher Sculpture Center, Dallas


Dallas의 Nasher Sculpture 센터. 주로 조형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다.


Broad Contemporary Art Museum, Los Angeles


LA의 Broad Contemporary Art Museum.
유리코어와 석회석 외장으로 마감된 것이 특징이다. 건물은 기본적으로 대칭구조를 띠며 현대 예술품을 주로 소장하고 있다.
To enliven the travertine boxes of the Broad, which opened last February on the campus of the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Piano provided a bright red exterior stairway and escalator. -Time, Oct. 13, 2008-


High Museum, Atlanta

애틀란타의 High Museum. 세련된 알루미늄 패널이 도시적이면서도 흰 색에서 오는 단순함의 미학을 제공한다.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는 분명 '무늬만 친환경'은 아니다.


이제까지의 그의 작품들과,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 신축 건물을 비교해보면 뭔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카데미 건물은 자연의 세계를 담고 있지는 않다. 그것은 자연과 함께 하고 있을 뿐이다.
그게 바로 피아노가 그의 건물이 상징하기를 원했던 환경친화적인 건축에 대한 은유다.

그는 그 프로젝트를 친환경 건물의 기준,모범이 될 미래를 위한 새로운 단어인 "지속가능성의 미학" 개발을 향한 발걸음으로 본다.
그에 따르면 19세기는 강철과 같은 새로운 건축재료의 발견이 주 관심사였다.
그리고 20세기는 그것을 위한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것이 주관심사였다.
피아노는 지금의 건축가들이 자연의 허약함에 관한 인식과, 그것을 위한 미학을 발전시켜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친환경적인 아카데미야말로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1. 하이테크 건축(High-Tech architecture) 대부분 조립식 공업 규격품으로 공간, 구조, 설비 등의 가변성의 개념과 이것이 극도로 발전된 이동성의 개념을 내포. 건물의 설비나 구조는 외부로 노출되어 장식이나 조각처럼 취급, 표현된다. 가변성, 이동성, 공업화, 시스템, 경량성, 투명성, 기계미학이 특징이다. 다소 차갑고 비인간적인 형태로 인지되기 쉽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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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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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양연 2008/11/24 15: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표현의 미학. 음악, 건축, 문학 그리고 정치와 법까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어떻게 규정지을 지가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는 천재가 너무 많거든요. 특히 20, 21세기에는요. ㅎ

    • BlogIcon Heritz 2008/11/27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어려운 문제죠^^
      쉽게 할 수도 없고...정답도 없는 문제니;

      평범하게 살면서 천재들의 masterpiece를 감상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ㅠ

  2. 소영 2008/11/26 1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사실 근데 요즘 녹지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측면도 들어나고 있죠.^^;
    관리나 경제적 비용 건물에 주는 손상까지 ... ^^;;
    얼마전 논문에 의하면 옥상을 하얗게 킬해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 절약 및 환경적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전 사실 지하를 싫어해서요.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어디론가 내려가는 느낌이;;^^;;

    • BlogIcon Heritz 2008/11/27 2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녹지화가 아무래도 초기 단계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 있는게 사실이죠^^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는 맨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붕에 잔디를 덮은 지상 건물 구조랍니다ㅎㅎ
      저도 처음엔 지하인 줄 알았는데-
      아무튼 댓글 감사드려요~

  3. BlogIcon 그라나도 2008/11/29 1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건축은 문외한이라서...

    렌조 피아노니 하시는 분 이름 들으니

    유일하게 하는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밖에 안떠오르네요 ;;

    • BlogIcon Heritz 2008/11/30 2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ㅎㅎ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도 유명하죠.
      유명한 건축가가 워낙 많아서... 저도 잘 아는 건축가는 몇 안된답니다ㅠ

  4. BlogIcon 재밍 2008/12/29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시공을 하면 그만큼 공사비와 설계비는 많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 BlogIcon Heritz 2008/12/30 13:2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럴수도 있겠군요.
      그래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면
      그만큼의 비용이 상쇄되는 시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지었다 부수는 주기가 빠르면 곤란하겠지만;;